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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후기들

맙소사 내가 여쿨이라니.. (여름쿨톤/여름뮤트/퍼스널컬러진단)

by 닮은 2020. 2. 1.

몇년 전 퍼스널 컬러가 유행했던 적이 있었다. 그때는 단순하게 웜톤과 쿨톤으로 나누는 것이 전부였고 몇개의 질문 사다리 타기 끝에 진단을 하는 것이었다. 가령 질문은 이런 것이다. 피부가 흰편인가? 오렌지보다 핑크가 어울리는가? 손목 핏줄 색깔은 파란색인가 녹색인가? 나는 일단 까만 편이기 때문에 여기서 이미 웜톤으로 갈리곤 했다. 그리고 그때부터 웜톤이라고만 생각했다.

이때까지 내가 💩손이라 메이크업을 이따구로 하는 줄 알았다. 무엇보다 웜톤 섀도우라는 브라운, 골드, 오렌지가 너무 안 어울렸다. 카멜 코트도 안 어울렸고 염색을 하면 머리색과 얼굴색이 비슷해서 매우 어색했다.

그러던 중 정말 우연히도 재작년 삿포로 여행을 다녀와서 라벤더에 빠지게 되어서 라벤더 관련 아이템을 다 사모으게 되었다. 그때 샀던 것이 연보라색 코트, 연보라 맨투맨, 연보라 후드, 연보라 스커트, 연보라 운동화, 연보라 양말, 연보라 반팔, 연보라 에코백, 연보라 머그컵, 연보라 목도리 등등이 있고 나의 연보라색 소비에 대한 욕구는 자연스럽게 화장품에 까지 뻗치게 되었다. 하지만 연보라는 빼박 쿨톤! 게다가 이전에 이미 박시연 고구마색 음영 메이크업을 통해 실패한 적이 있던 보라색 섀도우는 도전할 용기가 나지 않았고 소심하게 연보라 블러셔와 네일 컬러를 소장용으로 사는 것이 전부였다.

그런데 사모았던 연보라색 옷이 은근히 잘 어울리는 것이었다. 이상하다 난 웜톤인데.. 이때부터 시작된 웜톤에 대한 의심과 톤팡질팡. 그러다 퍼스널 컬러 컨설팅에 대해 알게 되었고 수원의 한 샵에 컨택까지 했었다. 이때가 작년 2월이었고 임신 2개월이었는데 따뜻해지면 가야지 하다가 결국 쌍태아 수혈 증후군으로 수술하고 집에서 눕눕하다가 조기 수축으로 입원, 그리고 출산하고 3개월 동안 니큐 면회 다니고 외래다니고.. (이하 생략ㅠㅠ) 그렇게 정신 없이 살다가 독박 육아까지 한달 남은 지금에서야 비로소 진단 받을 마음의 여유가 생겼다.

퍼스널 컬러 그리고 채도, 명도 등 색채에 대한 기본적인 설명을 한 후에 컬러드레이프와 가발을 대어보며 톤을 진단하고 최종적으로 제일 잘 맞는 베스트 컬러와 색조 화장품을 추천해준다. 한 문장으로 썼지만 실제로는 1시간 30분 정도 걸리고 매우 정성스럽게 톤 진단을 해주신다.



테이블에 색조를 꺼내주시는데 무슨 천국에 온 줄... 😍😍 아무튼 나는 쿨톤 여름 뮤트로 진단이 내려졌다. 집에 와서 검색을 좀 더 해보니 한국인들은 오히려 쿨톤이 더 많지만 얼굴이 노란편이라 웜톤인 줄 아는 사람들이 많다고 한다. 같은 노란끼 도는 피부라고 노란색이 잘 어울리는 사람이 있고, 더 노래보이는 사람이 있는데 전자는 웜톤, 후자는 쿨톤이란다.

톤 진단 후에는 뭐다? 화장품 쇼핑이다! 일단 추천해주신 네이처리퍼블릭 “프로터치 킬링 포인트 섀도팔레트 2호 빈티지 플라워” (휴 길다) 와 슈에무라 “언리미티드 슈프림 마뜨 타르트 베이지”를 샀다. 그리고 안 어울릴줄 알고 사지 못했던 라벤더 톤 팔레트 - “이니스프리 크리스탈 모브 7구 팔레트”를 샀다. 꺅!

여름 뮤트 추천해준 색조들

 

여름 뮤트는 채도 낮은 (회색 섞인) 컬러가 어울리고 최대한 장식 없는 옷을 입을 것, 화장도 한듯 안 한듯 하는 것이 좋고 물광이나 펄은 하지 않을 것, 그리고 골드보다는 실버나 핑크 골드가 더 어울린다고 한다.

 

아무튼 아무리 잘 어울리는 색조를 찾았더라도 화장은 일단 피부가 좋아야 하는 것 같다ㅠㅠ 퍼스널 컬러 진단 전에 레이저나 몇방 맞아야 했던 걸까. 급 슬퍼짐 흑흑..

이니스프리 라이킷 컬러 크리스탈 모브 7구 팔레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