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어떤 후기들

분유제조기 베이비브레짜는 결국 놀고 있습니다.. (feat. 비추)

by 닮은 2020. 3. 5.

 

애들이 퇴원하고 집에 왔을 때 분유 타는 일이 이렇게 귀찮은 일인줄 몰랐다. 매일 프리미 분유를 먹고 있었는데 이 분유로 말할 것 같으면 더럽게 안 녹는다. 한명 당 8번을 먹는데 두명이니 하루에 분유를 16번을 타야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새벽에 타는 분유는 정말 너무 너무 귀찮고 그 귀찮음이 적응이 되지 않았다. 그러던 중 남편이 친구네 집 육아템이라고 자판기 같은 기계에서 분유가 나오는 동영상을 보여주었다. 엇 이거 쌍나(쌍둥이 나라 네이버 카페)에서 본 적 있는데! 바로 분유제조기인 베이비브레짜였다.

작년에 샀기 때문에 구형이다. 지금은 신형이 나왔다. 구형과 신형은 정말 많이 다르다. 물론 작년에도 직구로 신형을 살 수도 있었지만 혹시 고장 나면 곤란하니 국내 정발품으로 구형을 사게 되었다. 며칠 동안은 정말 신세계였다. 결론부터 말하면 브레짜는 지금 구석에서 놀고 있다. 그 이유는 바로 세척이 너무 귀찮아서이다.

놀고 있는 베이비브레짜..

 

하루에 한번 분유 나오는 부분과 겉을 마른걸레로 닦고 일주일에 한번 분유통과 수조를 씻어줘야한다. 분유통을 씻으려면 분유를 다른 곳에 옮기고 안에 부속품을 모두 분리하여 씻은 다음 깨끗히 말리고 다시 부속품을 조립해야 한다. 조립하고 나서는 물만 채워서 여러번 배수해주어야 한다. 그 동안에는 브레짜를 쓸 수가 없다. 이걸 주말마다 해야 합니다 여러분.. 주말에 브레짜 깨끗하게 세척하고 나서 다시 쓰려고 하니 도저히 아까워서 쓰지를 못하겠더라. 그리고 심지어는 부속품을 잘못 조립하는 바람에 분유가 죽처럼 타지기도 했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구형과 신형은 많이 다르다. 구형은 60 배수로만 분유가 타지는데 신형은 30 배수로 탈 수 있고 물만도 나온다고 한다. 그러나 신형도 세척은 마찬가지일터. 부지런하신 분들, 남편이 주말마다 세척 도와주시는 분들, 기계 좋아하시는(?) 분들은 잘 쓰실 것 같다.

그래도 샀으니 세척하는 귀찮음을 무릎쓰고 초반에는 쓰긴 했다. 그런데 결정적으로 쌍둥이 중 선둥이만 센서티브를 먹으면서 분유를 손으로 타기 시작했고 그때부터 멀어진 브레짜는 다시 돌아오지 않았다. 쌍둥이면 브레짜를 더 유용하게 쓴다고 생각하겠지만 둘이 다른 분유를 먹는 경우에는 매우 애매해진다. 그리고 프리미는 손으로 타면 더럽게 안 녹고 브레짜로 타면 잘 녹긴 하지만 브레짜로는 16 농도 번호밖에 없다. 우리 애들은 찐 프리미(?)라 18 농도로 먹어야 했는데 그래서 브레짜로 타고 싶은 양보다 적게 탄 다음에 분유와 물을 더 추가하는 반수동 방식으로 사용했다.

브레짜의 큰 단점이 또 있는데 외국 제품이기 때문에 외국 분유 위주이다. 외국 분유는 100을 먹는다 하면 물 100 + 분유를 타지만 국내 분유는 물 + 분유가 100이 되도록 조제한다. 그래서 브레짜로 120을 타면 거의 140이 된다. 그래서 애들이 18 농도를 먹거나 다른 분유를 먹을 때도 반수동으로 사용해야 했다.

 

 

브레짜 대신 내가 사용한 것은 쌍둥이 육아 선배인 친구에게 물려받은 대웅 모닝컴 전기포트이다. 이 제품은 세척도 간편하고 쓰기도 편한데 분유 물 조절이 어렵고 물이 떨어지면서 퐁당하고 다시 떠오른 분유 방울이 물이 나오는 입구에 묻는다. 저 부분을 청소하려고 나사를 풀어 본체를 뜯어보았지만 부품을 덜어내면 다시 못 집어 넣을 것 같아서 포기했다. 다행히 밑쪽 내부는 깨끗해 보였다. 이건 그냥 나눔 해야겠다.

 

 

그래서 결국 내가 요즘 쓰는 건 이것이다. 전기 포트와 보온병 두개!! 하루에 열번도 세척 가능하고 빨리 마른다. 단 물 보충을 까먹으면 물이 부족하지만 어차피 쌍둥이 육아 하느라 쉴 시간이 없어 까먹을 일도 없다.. (셀프 맴찢..) 이것은 마치 귀차니즘과 미니멀리즘의 콜라보! 만약 다시 산다면 온도 유지가 되는 전기 주전자처럼 생긴 분유포트를 살 것이다. 요즘 분유 포트는 중간에 젖병 넣는데가 있어서 워머로도 쓸 수 있는 제품도 있다. 자동으로 되는 건 쿠첸 분유 포트가 좋은 것 같다. 브레짜에서 분유 없이 물만 나오는 버전이라고 생각하면 되는데 가격이 비싼 편이긴 하다. (가격도 거의 브레짜 ㅋㅋ)

쿠첸 무선 유리 포트, CKT-E150SM 쿠첸 프리미엄 AUTO 분유포트, CP-W301MUN 레꼴뜨 클래식 케틀 리브르 무선 전기주전자, 빈티지 레드

“파트너스 활동을 통해 일정액의 수수료를 제공받을 수 있음"

 

육아템은 날로 발전하지만 아무리 비싸고 다른 사람들이 좋다고 해도 결국 나에게 맞는 것이 가장 중요한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