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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박박

신비한 쌍둥이의 세계..

by 닮은 2020. 4. 21.

폴란드 전 대통령과 전 총리 레흐 카친스키, 야로슬라프 카친스키는 어렸을 때 폴란드 영화 "달을 훔친 두 사람"에 주인공으로 출연했다. 

임테기로 임신인걸 알고 나서 산부인과를 갔다. 5주 정도 되었고 아기 집이 예쁘게 지어져있었다. 이때는 아직 심장 소리를 들을 수 있지는 않다. 회사에 단축 근무를 신청하기 위해 임신 확인서를 받았다. 이걸로 카드를 만들면 출산 바우처 60만원짜리가 들어온단다. 태명은.. 홍시가 어감이 귀여우니 홍시로 해야지! 하면서 돌아왔다. 그리고 일년같은 일주일을 보내고 드디어 심장 소리를 듣기 위해 산부인과를 찾았다.

“그런데 두명인데요..?”

네... 네...?????? 의사 선생님이 간호사에게 보호자 데려오라고 하신다. 영문도 모르고 끌려온 남편에게 의사 선생님은 초음파를 보여주며 쌍둥이네요 한다. 둘의 우렁찬 심장 소리를 들려주었다. 남편은 약간 넋이 나간 표정이었다.

돌아오면서 둘 다 이게 꿈인가 생시인가 했다. 쌍둥이라니!! 내 인생은 지극히 평범한 인생인데 쌍둥이라니.. 뱃속에서부터 인싸인 쌍둥이! 다행히 내 절친 중에 쌍둥이 엄마가 있었다. 그 친구는 절친 무리 중에서도 유일하게 엄마인 친구였는데 내가 임신 했다는 소식을 듣자 경험담을 말해주며 아 그런데 단태아는 괜찮대 하고 말해주었다. 그런데 친구야 이제 다태아야.. 😅 쌍둥이 엄마의 기쁨과 고충을 오롯이 알던 친구는 누구보다 기뻐하면서도 내 걱정을 많이 해주었다. 생각해보면 이 친구가 임신 기간 동안, 그리고 육아하는 이 순간 까지도 가장 큰 힘이 되어주고 있다.

아무튼! 쌍둥이는 유전이라던데..? 우리 집안에도 남편 집안에도 쌍둥이는 없는데 도대체 우리에게 어떻게 쌍둥이가 찾아온 것인가! 책과 인터넷, 팟캐스트 등을 통해서 알게된 쌍둥이 상식(?)을 소개하려 한다.

일란성 쌍둥이와 이란성 쌍둥이
일란성 쌍둥이는 한개의 정자와 한개의 난자가 만나 수정란이 되어 세포 분열을 하다가 갑자기 여러개로 분리되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성별, 외모, 혈액형을 비롯한 유전정보가 같다. 음.. 인간 복제(!)가 이루어진거라고 생각하면 된다. 이란성 쌍둥이는 두개의 정자가 각각 난자와 만나 수정란이 되어 자란다. 이란성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형제가 단지 동시에 생겼다고 생각하면 쉽다. 그렇기 때문에 성별, 외모, 혈액형 등이 모두 다르다.

일란성 쌍둥이는 머리에서 발끝까지 모두 다른가?
결론부터 말하면 그렇지 않다. 유전정보는 같지만 수정란이 분화하는 과정에서 생성되는 것들은 다르다고 한다. 이를테면 홍채, 지문 등이 있다. 페이스타임이야 아빠 아들 사이에도 뚫린다고 해서 우리 애들은 당연히 뚫리겠지? 했는데 지문인식이나 홍채인식은 그럴 염려가 없겠다. 뜬금없지만 코로나 때문에 마스크 쓰고 다니다보니 페이스타임 너무 불편하다. 지문 인식 돌려내 애플...

누가 형인가
결론부터 말하면 먼저 나오는 사람이 형이다. 그렇다면 임신 중에는? 자궁문에 가까운 아기, 즉 밑 쪽에 있는 아기가 형이다. 쌍둥이 중 형을 선둥이, 동생을 후둥이라고 한다. (세쌍둥이 이상인 경우 1호, 2호, .. 라고 한다고 한다.) 우리 애들의 경우 비스듬하게 있어서 LU(left up)을 후둥이 RB(right bottom)을 선둥이라고 했었다. 그런데 제왕을 하면서 선생님이 후둥이를 먼저 꺼내서 결국 선둥이가 되었다. 부모 마음대로 출생 신고를 먼저 하면 형이 된다고 하는데 그건 사실이
아니다. 병원에서 발급하는 출생 증명서에 분까지 다 나온다. 그리고 외국에서는 선입선출(!)에 따라 늦게 나온 아기를 형이라고 한다는 카더라도 있는데 사실이 아니다. 임신 초기에는 너무 작아서 딱히 누가 위에 있다는 것을 정하기가 애매하고 위치가 계속 바뀐다.

그래서 정말 형인가
예전에는 쌍둥이들도 누나언니형오빠/동생을 꼭 지키고 호형호제를 하는 것 같던데 요즘엔 그렇지 않다. 나이도 같은데 어려서부터 형 동생을 나누면 형인 아이는 부담감을 느끼고 동생은 위축된다. 우리 애들도 그냥 이름을 부르도록 키울 것이다. 동생이 형한테 대들거나 커서 족보 꼬이면 어떡하냐는 아직도 조선시대에 사는 부모들이 있는데 대들고 하는건 둘 사이의 문제이거 제수 형수 등의 호칭은 나중에 커서 문제이다. 오히려 어린이집이나 학교 다닐때 친구 무리에서 쌍둥이들만 형 동생 하는게 사회 전체의 더 큰 족보를 파괴하는 것 같다. 예전에 사촌들끼리도 나이 같으면 꼭 생일까지 따져서 언니 오빠 부르라고 했는데 참 그놈의 나이...! (뒤로 이어짐ㅋ)

쌍둥이의 나이
오늘과 내일은 가장 짧은 단위로는 1초 차이 난다. 즉 드물지 않게 생일이 다른 쌍둥이가 될 수도 있다는 말이다. 이런 일이 12월 31일에 일어나는 경우 생일 뿐만 아니라 나이가 다른 쌍둥이가 될 수도 있다. 이렇게 하루 차이나는 것뿐만 아니라 꽤 오래 생일이 차이나는 쌍둥이도 있다. 고위험 산모실이 입원 해 있을때 게시판에 붙여놓은 것을 봤는데 너무 어린 주수에 쌍둥이 중 한 아이의 양수가 터지는 경우 어쩔수 없이 분만하고 다른 아이는 상태가 괜찮은 편이라 맥 수술(맥도날드 수술, 자궁문을 묶는 수술이다.)을 하고 좀 더 있다가 출산을 했다고 한다. 버틴 엄마도 아기도 정말 대단하고 기특하다고 생각했다. 이런 경우가 많아지면서 희망도 커지는 것 같다. 좀 더 희망적이고 유명한 경우로는 인간극장 네쌍둥이 영웅호걸 편을 들 수 있겠다. 5월 11일, 12일 그리고 6월 7일 총 세번에 걸쳐 네쌍둥이를 출산했는데 인간극장 촬영 당시 너무 일찍 나온 첫째 태영이는 아직 신생아중환자실에 있었다. 다행히 지금은 건강하게 잘 지낸다고 한다. 아무튼 쌍둥이라도 나이가 다르거나 생일이 다를 수 있다!

초기에 아기집이 두개면 이란성 쌍둥이인가?
일란성, 이런성 차이의 연장인데 아기집이 하나면 일란성, 두개면 이란성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러나 드물게 아기집(태반)이 두개여도 일란성일 수가 있다. 수정란이 매우 초기에 두개로 분리되는 경우, 분리 되고 나서 태반이 생기면 아기집이 두개가 된다고 한다. 그리고 매우 드물게 (학계 보고감) 이란성인데도 태반을 공유하는 경우가 있다고 한다. 이런 이유 때문에 병원에서 일란성이다 이란성이다를 명확하게 말해주지 않는다. 그것보다 의학적으로는 융모막, 양막 갯수가 중요한 것 같았다. 이란성은 보통 DCDA(dichorionic diamniotic, 2융모막 2양막)이고 일란성은 MCDA(monochorionic diamniotic, 1융모막 2양막)이다. 융모막이 하나이면 여기서부터 태아보험 들기가 힘들다..(시무룩) 내 블로그를 보면 알겠지만 실제로 우리 애들도 태반 내에서 혈관이 연결되어 생기는 쌍태아수혈증후군이 생겨 수술을 받았다. 양막까지 같이 공유하는 1융모막 1양막 일란성은 탯줄이 꼬일 가능성도 있어 특별히 검사도 자주 하고 주의해야 한다고 한다.

쌍둥이도 아니고 쌍둥이가 아닌 것도 아닌 경우
만약 이런 경우는 어떨까? 1월에 출산을 하고 거의 바로 아기가 생겨 12월에 또 출산을 했다. 쌍둥이는 아니지만 나이는 같다. 이런 경우을 아일랜드 쌍둥이(Irish Twins) 라고 한단다. (그런데 이건 아일랜드인을 비하하는 것에서 온 말이라 한다. 어딜가나 그놈의 우월주의와 비하ㅠ) 사실 출산 하고 나서 한동안은 생리를 하지 않기 때문에 임신이 어렵다. 보통은 연년생이 된다.

쌍둥이는 정말 키우기 힘들어서 그렇지 같이 있는 모습이 두배 세배는 사랑스럽다. 그런데 정말 키우기가 너무 힘듭니다.. 한시간에 한번 욕나온다. 그래서 정말 가족들이 많이 도와줘야 한다. 어린이집 보내고 빨리 복직이나 해버리고 싶다. 쌍둥이 독박을 어떻게 해요? 하는 사람들 있는데 어떻게 하는지 나도 모르지만 이모님 모실 돈은 없고 남편은 안 도와주니 그냥 버티는거지.. 나도 못해먹겠다 독박. 독박하는 사람들이 독박이 할만해서 하는게 아니다.. 그리고 몸이 하나다보니 둘 다 안아줄수가 없어 너무 속상하다. 애들이 얼른 컸으면 좋겠다. 아무튼 귀엽기는 정말 귀엽다. 교정3개월이면 목도 완전히 못 가눌때인데 누워서 서로 보면서 웃고 논다. 요즘엔 서로를 밟고 기느라 정신 없지만..😅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