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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후기들

30대 어금니 (26번 치아) 내돈내산 임플란트 후기.. (1) 크라운 탈락과 발치

by 닮은 2020. 12. 6.

과자를 먹다가 크라운이 탈락해서 발치를 하고 임플란트를 하게 되었다. 아직 젊은(?)데 임플란트를 하리라고는 생각도 못했고 임플란트가 뭔지도 잘 몰랐고 사실 지금도 잘 모르지만 그래도 갑자기 크라운이 떨어지고 발치를 해야하고 젊은 나이에 임플란트를 하게 되어 우왕좌왕할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에 글을 써본다.

나는 저녁 먹기 전, 거의 여섯시 그러니까 병원 문 닫는 시간 쯤에 크라운이 떨어져서 당일에 바로 진료를 보지는 못했다. 전화를 해서 다음날 최대한 가장 이른 시간으로 예약을 잡았다. 크라운이 떨어져도 상태가 좋으면 다시 붙일 수 있기 때문에 크라운은 잘 보관하고, 떨어진 쪽으로는 치아 파절(치아가 부서짐)의 위험이 있으므로 씹지 말고 양치질도 피해서 하라고 했다.

크라운이 떨어져나간 이는 왼쪽 위 어금니 26번 치아였는데 깍아낸 부분이 너무 많아서 잘 모르는 내가 딱 봐도 임플란트 해야한다는 생각이 들긴 했다. 다음날 진료를 봤는데 속에서 충치까지 진행되고 있었고 일단 충치 치료를 해보겠다고 했다. 그런데 중간에 좀 하시다가 충치가 생각보다 너무 깊숙히 진행됐다고 크라운을 한다고 해도 금방 빠질거라 어차피 언젠가는 임플란트를 해야할거라고 했다.

사실 이 크라운은 17년 전에 했었다. 나는 어금니에 모두 인레이를 했을 정도로 치아 상태가 좋지 않다. (양치도 잘하는데 왜ㅠㅠ) 한 5-6년 전쯤인가 사실 치실을 하다가 실이 크라운에 걸린것 같은 느낌이 들었던 적이 있는데 내 생각에는 그때 틈이 생겨서 충치가 생긴게 아닌가 싶다. 최근에는 씹을 때마다 쩍쩍하는 소리가 들리기도 했는데 충치 때문에 공간이 생겨서 그랬던 것 같기도 하다. 그 외에는 딱히 아프지도 않고 크라운이 닿았던 잇몸이 좀 까매지기는 했는데 검진때도 그건 괜찮다고 했었다. 병원에서는 혹시 그 전에 소독약 맛이 나지는 않았냐고 했다. 나는 그런적은 없었지만 틈이 생기고 안에 있는 충전재가 나오면서 소독약 맛을 느끼는 사람도 있다고 했다. 아무튼 아프지 않다고 그냥 지나치지 말고 이런 전조 증상이 있는 사람은 다시 한번 확인 해보는 것이 좋겠다.

너무 급작스럽기도 하고 주위에서 굳이 안 해도 되는데 병원에서 임플란트를 해야 돈이 되니 권하는거 아니냐며 여러군데 가보라고 했다. 하지만 그렇게 하지는 않았고 이유는 내가 보기에도 사실 이가 거의 남아있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작년부터 검진 다니던 치과이고 앞니가 약간 뒤틀려 교정 상담 받았을때도 굳이 할 필요 없다고 했던 터라 믿음직하기도 했다. 치과는 보통 비보험이라 가격도 천차만별이지만 실력도 천차만별이기 때문에 평소에 다니던 치과가 없다면 여러군데 다니면서 견적을 비교해보는 것도 좋을 거 같다.

충치 치료를 열개도 넘게 했지만 나사를 박는 원초적(?)이라 할 수 있는 임플란트에 대해서는 부정적이었다. 돈이 많이 들더라도 최대한 내 이를 살릴 수는 없을까하는 마음에 검색해 보니 몇가지 방법이 있긴 했다. 첫번째로는 어금니를 발치한 후 사랑니를 이식하거나 교정으로 대체하는 방법이다. 두번째는 충치로 이를 많이 깍아내더라도 이뿌리가 튼튼한 경우 크라운 씌울수 있을 정도로 이를 밖으로 조금 올리는 방법이다. 그런데 찾아볼수록 두가지 방법 다 임플란트만큼 어렵다고 생각됐다. 오히려 임플란트가 케이스도 훨씬 많고 믿을만한 것 같았다. 나도 교정으로도 한번 물어봤는데 나이가 있어서 교정이 잘 되리라는 보장도 없고 교정으로 그 자리를 메울 수 있을만큼 잇몸 상태나 어금니 자리가 충분히 좁아야 한다고 하셨다.

대망의 발치날... 나는 대쫄보에 아직 사랑니 발치한 경험도 없다. 그래서 아플까봐 정말 걱정을 많이 했는데 결론부터 말하자면 아프지는 않다. 어금니 뽑기 전에 엑스레이로 사진을 찍어 잇몸 뿌리가 몇개이고 어떤식으로 생겼는지 확인해서 어떻게 뽑을 것인지 결정한다. 나의 경우에는 뿌리가 3개였고 뿌리에 따라 3개로 쪼개서 뽑았다. 잇몸에 표면 마취하고 본마취를 해서 따끔한 정도이고 당연히 정신도 있고 몸도 움직일 수 있다. 맨정신으로 어떻게 견디나 걱정했는데 생각보다 그냥 누워있는 건 좀 지루해서 졸리기도 했다. 15분 정도 걸렸는데 나보다는 의사쌤이 고생 많이 하셨지..입 벌리고 있는게 좀 아프고 이 쪼갤때 단백질 타는 냄새가 나고 갈리는 느낌이 있다.

마취 풀리면서 아프고 붓는다고도 들었는데 치과에서 처방해주는 약만 잘 먹으면 그렇게 아프지는 않다고 했다. 소염제와 진통제로 첫날은 6시간마다, 다음날은 식후 마다 먹는데 잘 챙겨먹었더니 실제로도 별로 아프지 않았다. 그런데 윗쪽 치아라 봉합을 따로 해주지 않는데 그래서 그런지 피가 많이 나는게 좀 무서웠다. 당일은 피가 너무 많이 나서 그냥 굶었고 다음날부터 미숫가루와 부드러운 음식을 시작으로 조금씩 먹었다. 3일 뒤인 주말에는 고기도 먹었다!! 그리고 가격은.. 난 임플란트 비용에 포함되어서 그랬던걸까..?? 기본 진료비 3400원만 결제했다.

이제 6-8주 후에 발치한 곳에 잇몸이 차오르면 임플란트 지지대(?)를 식립하고 크라운을 씌우는 과정이 남았다. 그건 2편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