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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엄마 인생도 나름 쨍쨍했어
    생각의 조각들 2025. 4. 14. 14:31

    원래 드라마 정말 안 보고 관심도 없는데, 요즘 릴스로 다 봐 버린 <폭싹 속았수다> 🍊🍊
    금명이 결혼식 장면을 보고 예전에 본가에서 봤던 엄마의 웨딩 드레스가 떠올랐다.

     
    엄마는 청도라는 깡시골에서 자랐는데 공부도 잘 하고 똑 부러져서 대학교에도 진학했지만 장학생을 한 번 놓친 이후로 등록금을 낼 수가 없어서 그만 두었다고 한다. 사실 그 당시에는 지금처럼 대학교가 필수가 아니었기 때문에 나는 별 생각 없었는데 엄마는 너무 아쉬웠나보다.
    그냥 휴학만 할 걸 하고 대학교 얘기 할 때마다 계속 후회하던 엄마는 요즘 뒤늦게 대학교를 다니면서 보건복지학을 전공하고 있다. 

    예쁜 우리 엄마 초상권 보호

     
    엄마는 어렸을 때 과학자가 꿈이었다고 했다.
    중학교 때까지 엄마가 수학 과외를 해줬었는데 그 덕분에 수학 경시 대회도 종종 나가곤 했다. (에헴)
    그리고 나도 그 영향으로 초등학교 때는 항상 과학자를 장래희망으로 쓰곤 했는데 지금 개발자가 되었으니 반 정도는 이루게 된 것 같다.
    엄마는 20대 초반에 아빠와 결혼했고, 2년 후에 나를 낳았다. 남동생과 6살 차이 나는 나는 6년 동안 아주 귀하게 자랐다. 물론 동생이 태어난 후에도 "누나 말이 곧 법이다"라고 키운 덕분에 덩치 큰 30살 넘은 내 동생은 지금도 내가 옆에 있다가 기지개를 켜면 (때리는 줄 알고) 본능적으로 방어한다; 너무 귀해서 국도 스스로 뜰 줄 몰랐던 금명이는 우리집 반여사님이 귀하게 키운 딱 내 모습이었다. 

    금명이는 자전거 탔으면 좋겠어

     
    내가 최고라고 생각했던, 결혼을 앞두고 있었던 어느날 엄마에게 물어본 적이 있다. 그 어린 나이에 어떻게 애를 낳고 키우고.. 하고 싶은 것도 많고 놀고 싶은 것도 많이 나이에 어떻게 그랬냐고 했더니 엄마는 놀랍게도 이렇게 말했다.

    하나도 안 힘들었다.
    엄마가 하고 싶어서 했는데..

     
    "그때는 다 그랬으니 아무 생각 없이 했지" 라든가.. "낳고 보니 너무 예뻐서" 등등을 기대 했는데 전혀 예상치 못한 답이었다. 하나도 안 힘들었다니...! 🥺🥺
     
    - 아래는 어떻게 맺어야 할지 몰라 gpt한테 시킴 🤭
    이제는 나도 아이 둘을 키우고 있는 엄마다. 그 말이 이제는 조금은 이해된다.
    ‘내가 하고 싶어서 했는데.’
    그게 얼마나 단단하고 깊은 마음에서 나오는 말인지, 나도 엄마가 되어보니 알 것 같다.
    어느새 나도 그렇게, 엄마를 닮아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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